신은주의 디지털 밀레니얼 탐방기 (2)

고객과의 전략 미팅 시간.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회의에서 갑자기 프로젝트와 동떨어진 질문이 나왔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차분한 설명 덕분인지 별 문제없이 회의를 마쳤다.

그런데 미팅후 회사 톡방에 막내 마케터가 올린 글이 나를 혼란에 빠뜨렸다.

“오늘 대표님 알잘딱깔센!!”

낯선 단어라 의미를 유추해 보기로 했다. 내가 오늘 너무 모든 걸 참아가며 클라이언트 얘기를 다 들어줬다고 생각하나? '알아서 잘 기는 딱까리 선생?' 뭐 그런건가?

신조어 알잘딱깔센을 광고에 활용한 삼성전자 광고 화면                              사진= 삼성전자
신조어 알잘딱깔센을 광고에 활용한 삼성전자 광고 화면                              사진= 삼성전자

침울한 이모티콘과 함께 나를 디스한거냐고 묻는 나에게 인턴은 당황해하며 “아, 아뇨 칭찬인데요?”라고 답했다. 

알고보니 ‘알잘딱깔센’이란 말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란 말의 약자였다.

심지어 삼성전자 가전제품 광고 카피로 나오고 있는 말이었다.

요즘은 단골 미용실에서도 ‘알잘딱깔센’ 하면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대로 해준단다. 유행어 모르면 머리도 망쳐 놓을 수 있는 판이다.

아무튼, 마케팅이라는 본업 때문이기도 하고, 댓글이나 리뷰 등 비정형 데이터 나열을 통한 의미 파악에 관심이 많기도 해서 뉴스나, 콘텐츠를 볼 때 늘 댓글창을 보는데, 정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표현들이 있다.

그 중 단어만으로는 도대체 의미파악이 불가능하지만 종종 쓰이는 표현 몇 가지를 뽑아봤다.

 

1. 잼민이

민폐를 끼치는 초등학생을 지칭하는 지칭하는 말.

1인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플랫폼인 '투네이션'에 나오는 남자아이 목소리를 내는 TTS(음성합성시스템) 재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제작자가 렐라란 BJ의 팬이었는데 렐라의 사촌 동생 민재를 재민이로 바꾼 것이라고. 이후 잼민이로 변형되어 인터넷상에서 비매너 또는 무개념 행동을 하는 사람, 나쁜 의미에서의 초등학생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악성 팬덤, 분위기를 흐리거나 우기는 상황, 나이와 상관없이 무개념인 사람과 상황에 주로 쓰인다

특정 층을 비하하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는 아무리 유행어라고 하지만 절대 쓰지 말 것을 당부 드리는 바이다. 다만 누가 당신에게 잼민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니, 의미는 알고 계시길

 

2. 2000원 비싸짐

팩트여서 부인할 수 없이 아픈 현실로 다가왔다는 뜻.

이전에 유행한 '팩폭(팩트 폭행)', '뼈 맞았다' 등과 같은 말이다. 뼈를 맞아 순살이 되어버렸는데 뼈 없는 순살 치킨이 일반 치킨보다 보통2000원 더 비싸니 ‘2000원 비싸졌다’고 말하는 것.

팩트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았다면 사용할 수 있다. 뼈 맞았다, 순살됐다, 2000원 오름은 서로 호환하여 사용할 수 있으니, 다채롭게 사용하도록

 

3. 신나리셔스

신난다와 딜리셔스의 합성어다. CM의 인기와 함께 메인카피인 신나리셔스도 그냥 기분 좋은 느낌과 이미지로 쓰이고 있다.
 

중독성 키위가 쏘아 올린 작은공,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의 CM에서 유래한 말이다. 귀여운 키위 캐릭터가 춤을 추며 신나리셔스를 외친다.

매우 기분이 좋을 때 사용하고, 애매리셔스, 별루리셔스 등으로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4. ~~하는 나 제법 젠틀해요

참기 힘든 것을 잘 견뎠다는 뜻. 셀프 칭찬으로 쓰는 멘트로 쓰인다.

누군가 트위터에 연예인 사진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올리면서 '그대로 쓰면 교도소에 갈 것 같아 참는다'고 한 내용을 유투브 댓글로 퍼나르면서 전파되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을 잘 자제 했을 때나, 힘든 상황을 잘 견디고 있을 때, 취향과 의견이 안 맞는 상대를 만나서 잘 참고 있는 자신이 대견할 때 쓴다.

 

 

좋은 말 놔두고, 왜 하필이면!! 이라고 이마에 못마땅한 기색과 함께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중장년층도 한때는 부모님들이 싫어하는 각종 유행어를 남발하지 않았던가?

언어의 왜곡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말들이 담고 있는 스토리와 문화적 이슈 등을 같이 즐기는 언어의 유희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즐기고 쓰길 바란다.

적어도 댓글을 읽으며 그리고 MZ 세대들과 대화할 때 의미 정도는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신은주 헤일로에이트 대표
신은주 헤일로에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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