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주의 밀레니얼 탐방기(5)

요즘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영상이 있다.  
EBS에서 방영된 뮤지컬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나오는 '똥 밟았네'란 이 영상은 단 4주 만에 60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인기를 반영하 듯 다양한 패러디와 커버영상이 계속 올라오고있다. 

최근 일부 음원사이트에서는 검색어 1위까지 기록했다.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나오는 '똥 밟았네'란 노래는 4주 만에 6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나오는 '똥 밟았네'란 노래는 4주 만에 6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를 끌었다.

 

영상의 첫 시작은 “누가 개 똥을 안 치우고 간거야~?”
말하는 아파트 주민의 멘트로 시작된다.
그리고 비장한 인트로와 함께 '웃프고(웃기면서 슬픈) 지저분한' 음악이 이어진다.
“아침 먹고 땡,집을 나서려는데, 화려한 햇살이 나를 감싸네 나만 바라보는 햇살이 눈부셔 정신 없이 길을 걷다가~” 
그렇게 길을 걷다가 '똥밟았다'는 그런 얘기다.


새 구두를 신고 출근 길에 나선 직장 여성, 아프던 허리가 안아파 신나게 걷던 할머니, 놀이터에서 고양이를 만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려고 눈싸움을 하는 어린 아이까지 다 모두 똥 밟았다는 내용의 가사다. 

비장한 음악과 인트로가 이어지고, 캐릭터들의 안무 영상이 시작된다.

 

이 영상이 이렇게 대히트를 친 이유는 대체 뭘까. 

물론 재미있고 쉽게 잊혀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더 재미있고 웃긴 동영상들이 하루에도 수만건씩 쏟아진다. 음악의 중독적 요소나 안무의 매력도 무시 못할 요소지만 이에 못지 않은 콘텐츠들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커버와  패러디가 쏟아지고 밈(meme)으로까지 활용되는 범국민적 콘텐츠는 많지 않다. 

사실 아이들에게 '똥'이나 '방귀' 같은 단어는 아이들에게 확실한 웃음 포인트이다.
장수 캐릭터 중 하나가  '방귀대장 뿡뿡이'이고, 아이들 동화책이나 그림책, 동요의 단골 소재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다르다. 준 질병에 속하는 변비 얘기 조차도 꺼내기 주저한다.
직접적인 단어 등을 피해가며 은유적인 카피로 변비약 광고를 해도, 광고를 보고 지저분한 연상 때문에 기분이 나빠졌다고 방송국에 항의하는 일조차 있다.

똥 밟았네 뮤비 관련 키워드 분석 내용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파생된 수많은 콘텐츠까지 인기 동영상으로 만들고 있는 포인트는 과연 뭘까?


1.    “저거 어디서 봤는데, 뭐더라?”
영상의 안무를 보면 크레용팝의 빠빠빠, 비의 깡, 샤이니의 링딩동 등 한 곡에 다양한 K팝 가수들의 안무가 녹아 있다. 처음 듣는 노래에 처음 보는 댄스인데 어디서 본것 같은 친근함이 있다. 그러다보니 활발한 활동을 하는 네티즌들의 호기심이 발동됐다.

특히, K팝 팬들끼리 자신의 K팝 고인물 능력을 테스트하는 자발적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뉴스화 시키다 보니  재미와 가벼운 스낵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놀거리가 되어버렸다. 
 

2. B급의 재미라 생각했는데, 너무 고퀄이네.
재밌는 가사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K POP 춤 정도로 생각하고 재미로 영상을 볼 수는 있는데, 요즘 1일 N똥이라고 할 만큼 몇번씩 다시 보게 만드는 건 이 영상이 가진 디테일과 퀄리티다. 

 

인트로 음악에 맞는 비장한 표정, 특정 안무를 하게 될 때 짓게 되는 표정, 팝핀 시 어깨의 각도 및 손모양, 그리고 춤을 마치고 난후 힘든 상태에서 맞는 엔딩의 호흡 그리고 마치 음악프로그램의 1,2,3번 카메라가 있는 것 같은 현란한 카메라 무빙 등 디테일이 남다르다.

특히 안무형 뮤직비디오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대한민국 아닌가. 
그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다보니 애니메이션인데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3. 파도 파도 새로운 콘텐츠 비하인드 스토리
- 수능금지곡(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공부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중독성이 있는 곡)인데 수능 특강을 만드는 EBS가 만들었다. EBS의 심한 반전매력이다.
- 뮤비에서 메인 보컬과 메인 댄서를 담당하는 할머니와 꼬마아이가 포텐독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 제작 회사는 '레트로봇'이란 중소기업이다.
- 노래는 직원이 불렀다.
-  꼬마아이의 목소리는 오토튠이 아닌 실제 여자 직원분의 목소리다.
-  가사는 제작사 대표이자 감독인 '이달'씨의 부인이 썼다.
-  제작자의 딸 이소정씨가 용돈 15만원을 받고 만들었다.

똥 밟았네 동영상을 새롭다고 느끼는 이유에 관한 키워드 분석 
똥 밟았네 동영상을 새롭다고 느끼는 이유에 관한 키워드 분석 

 

커뮤니케이션의 요소로 보자면 화제성, 화제에 걸맞은 퀄리티, 그 화제를 이어가는 숨은 스토리가 다 갖춰진 셈이다. 동영상의 인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파생되는 것은 콘텐츠를 다시 보게 되는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뮤직비디오의 댓글 속에도 이같은 점이 드러난다.
댓글이나 여러 텍스트 속 주요 감정과 주제를 분석하는 솔루션에 따르면 이 뮤직비디오에 대한 주요 감정은 중독성과 고퀄리티이다.

그리고 퀄리티 관련해서는  디테일과 함께 카메라 무빙, 완성도 높은 안무가 연상되는데, 중소기업과 가족들이 만들어 대기업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EBS가 만들었는데!' 모범생적이지 않고 자유롭다는 놀라움도 이 콘텐츠를 애정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EBS와 똥밟았네 영상 관련 주요 키워드 분석
EBS와 똥밟았네 영상 관련 주요 키워드 분석

 

한번도 안 본사람은 있어도 ,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 영상은 나도 중독시켜 버렸다.

일단 출근 길 플레이리스트에 꼭 들어가며 두세번 반복해 듣는 건 당연한 일이고, 어느 순간 ‘아침 먹고 땡’을 읇조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집에서 운동삼아 커버댄스를 시도해본적도 있다. 절도 있는 안무가 나를 통해 덩실덩실, 관광버스 춤처럼 변질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해본다. 괜히 기분이 다운 될 때도 한번씩 듣는다.
나에겐 노동요이다.

 

신은주 (주)헤일로에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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