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연, 글로벌 자동차산업 5대 트렌드 선정
반도체 수급난 이어 배터리 원료난도 일어날듯
친환경성 재평가·전기차 보조금도 시장 변수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선정한 2022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5대 트렌드 [사진: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선정한 2022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5대 트렌드 [사진: 한국자동차연구원]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올해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공급망 확보와 친환경성 제고, 브랜드 차별화라는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0일 '산업동향 특별편'을 통해 올해 주목할 글로벌 자동차 산업 5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5대 트렌드는 전기차 산업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 가치사슬 변화, 중국차 세계시장 약진, 차별화에 고심하는 완성차 기업, 자동차 산업 디지털 전환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친환경차 중심 시장 회복세와 반도체 수급난이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 620만대였던 친환경차 판매량이 지난해 109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가 약 43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여 전년보다 93.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0년 말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자동차·배터리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는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누적 주문량은 이미 올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초과하며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다.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코발트 가격도 계속 올라 전기차 원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가격 동등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의 구매보조금 정책에 따라 판매량 급증세가 꺾일 우려도 있다.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문도 다시금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차 주요국에서는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평가를 제품 전주기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은 탄소중립 관련 제도화에 앞서 자동차의 생산-활용-폐기·재활용 등에서의 종합적인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전주기평가 도입을 논의 중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전주기평가 결과 전기차의 친환경성 우위가 뚜렷하지 않으면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주력화 시점을 늦추고 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테슬라 [사진: 테슬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테슬라 [사진: 테슬라]

그동안 전기차는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구매가 늘어났다. 자동차연구원은 향후 주류 소비자가 경제성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차 구매를 주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도 중국 등 각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유지할 방침이어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연구원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중국의 자동차 산업 신규 투자 유치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변화를 추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미국 내 노조가 결성된 완성차 기업에서 생산한 친환경차에 한해 추가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 완성차 기업이 지분 100%로 승용차 제조업을 할 수 있도록 지분 제한을 폐지한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전기차 판매 주요국이 자국 중심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공급망을 쥐려는 각국의 움직임도 전기차 시장 상황을 이끄는 변수다. 중국은 수출 제한으로 자국 중심 공급망 결속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재료인 흑연과 모터 소재 희토류 공급 부족 현상도 커지고 있다. 니켈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도 수출 통제로 자국 내 배터리 관련 산업 일관 공정화를 추진하고 있어, 자국 중심 배터리 공급망 구축 기조가 강해지는 추세다.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 약진도 두드러진다. 중국 완성차 수출량은 작년 1~11월 역대 최대인 179만대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내수 시장에서 성장한 중국 브랜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반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성능 등을 바탕으로 서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도 초소형 전기차 등 저가 전기차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 브랜드 비중은 올해 글로벌 전체 판매량이 낮은 수준이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개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일부 브랜드 전기차는 기술적으로 주요 선진 기업과 대등한 수준을 갖춰 상품성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사진: 지리자동차]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사진: 지리자동차]

특히 중국 브랜드들은 충전 인프라가 미흡한 신흥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교환형 사업 모델을 동시 수출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약진하는 가운데 브랜드 간 전기차 차별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주요 완성차 기업은 파워트레인·섀시 등 자동차 부품에 독자적인 설계·생산 역량 제품을 발휘하면서 차별화했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으로 들어가는 부품이 줄고 파워트레인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발전 등이 이어지면서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 기술이 엔진에서 전장 부품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장 부품 차지 비중이 2030년 약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가 테슬라 등 선도 기업의 구동 성능, 배터리 용량, 충전 속도를 표준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완성차기업이 선도 기업 추격을 위해 벤치마킹, 동급 부품 사용 등을 지향하면서 제품의 동질화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기본 주행 성능보다 다목적성이나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온라인 신차 판매가 확대되고, 주요 부품에 센서를 부착해 고장 징후와 잔여 수명 등을 진단하는 기술이 온라인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영국 등에서 '클릭 투 바이' 온라인 판매를 운영 중이며 한국에서는 캐스퍼를 온라인 판매했다. 벤츠, BMW, 한국GM, 르노삼성차도 온라인 판매 차종을 확대하며 온라인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자동차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정보 보안, 데이터 소유권 이슈 등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차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의 물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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