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기차 생산 차질 컨센서스 못미쳐
원자재 값 상승·물류비 상승도 걸림돌

글로벌 배터리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3사 [사진: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글로벌 배터리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3사 [사진: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국내 배터리 셀 기업은 지난해 실적이 본 궤도에 올랐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기차 생산이 차질을 빚었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도 발목을 잡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 13조5532억원, 영업이익 1조6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 늘고 영업이익은 최초로 1조를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액 17조8519억원, 영업이익 768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4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제너럴모터스(GM) 및 ESS 등 리콜 비용과 경쟁사 합의금 등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9179억원이다.

SK온은 지난해 매출액 3조398억원을 달성, 90% 이상 성장했다. 상업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 등 해외 배터리 공장 가동이 고성장 매출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설비투자(CAPEX) 비용과 연구개발(R&D) 비용 지출 등이 커지며 68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4265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배터리 3사는 2020년 대비 뚜렷한 실적 성장을 보였으나 당초 예상 실적을 하회했다. 삼성SDI는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영업이익 1조2081억원의 컨센서스 대비 약 11.6% 낮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익이 8526억원의 컨센서스보다 약 1100억원 가까이 낮았고 매출액도 목표로 잡은 18조9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배터리 기업 실적이 당초 예상을 하회한 가장 큰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다. 전기차 생산 차질을 빚게 했던 반도체 수급난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셔터스톡]
지난해 배터리 기업 실적이 당초 예상을 하회한 가장 큰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다. 전기차 생산 차질을 빚게 했던 반도체 수급난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셔터스톡]

이는 고객사인 완성차기업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영향이 크다. 완성차기업들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 차질로 전기차 완제품 출고가 더뎌지거나 생산량이 줄었다. 전기차 출고가 늦어지자 배터리 공급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폭등하는 원자재 가격도 문제다.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의 원자재 가격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양극재 핵심 금속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은 배터리 판매가격과 연동돼 영향이 크지 않다. 다만 흑연과 전해질 첨가제 원료 등은 연동되지 않는다.

알루미늄, 구리 등 금속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가격 연동이 되지 않는 원통형 배터리의 대리점 판매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완성차 생산 분석기관인 오토 포캐스트 솔루션(AF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생산 차질은 108만8000대에 이를 전망이며, 발표된 가동 중단 스케쥴도 37만대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쯤 해소될 것으로 보였던 전망도 엇갈린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자동차 등은 하반기 생산 회복을 예상했다. 반면에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은 올해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인피니온은 올해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ST 마이크로는 반도체 공급 증가시점을 2024년에서 2025년쯤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올해 하반기 상황 호전에 대한 방향성은 일치하지만, 실제 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전력난으로 속도가 붙은 원료 가격 상승 추세도 더욱 큰 압박을 눈앞에 뒀다. 인도네시아가 석탄에 이어 보크사이트, 구리 등의 점진적인 수출 제한을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구리, 니켈 등 원료 수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불안한 정세가 시황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배터리 3사 실적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와 배터리 수익성 확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3사는 하이니켈계 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해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말부터 젠5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허머 트럭 등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가 탑재되며, 올해 하반기 얼티엄셀즈 1공장 가동에 따라 생산량이 확대된다. SK온은 NCM구반반(9·½·½) 배터리를 연내 가동할 조지아주에서 생산한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값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니켈을 늘려 에너지밀도를 높인 고출력 배터리다. 업계는 하이니켈 배터리 수주가 본격화되면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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