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 핵심으로 40년 가까이된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 추진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 앞두고 플랫폼 규제 주도권 가지려는 의도로 해석

임혜숙(오른쪽 네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 에서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승일(왼쪽부터) 힐링페이퍼 대표, 김종윤 야놀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임 장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사진 : 과기정통부]
임혜숙(오른쪽 네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 에서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승일(왼쪽부터) 힐링페이퍼 대표, 김종윤 야놀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임 장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사진 : 과기정통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상반기 중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안)’을 발표한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을 추진 중에 있는데, 이를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에 담을 예정이다. (관련기사/[단독] 40년 '전기통신사업법' 확 바뀐다...정부, 전면 개정 추진)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자율규제원칙과 데이터 중심의 규율체계 확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은 ▲‘혁신과 공정의 균형’이라는 비전 하에 글로벌 빅테크와 견줄만한 국내 디지털 플랫폼들이 나올 수 있는 성장기반 마련 ▲‘자유롭고 공정한 디지털 플랫폼 제도를 구축’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과기정통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 발표가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을 앞두고 플랫폼 규제의 주도권을 가지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작년에 ‘최소 규제 원칙, 진흥 중심’을 골자로 한 디지털 플랫폼 관련 포럼을 진행했는데, 올해에는 외연을 확대해 또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에서 이른바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 민족) 등 플랫폼을 상대로 한 규제를 과기정통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중 어느 부처가 주도적으로 맡느냐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3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조성 ▲디지털 플랫폼 제도 구축 ▲디지털 플랫폼 사회적 가치 실현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환경 조성 ▲디지털 플랫폼 발전 정책 기반 조성 등 5가지 전략을 상반기 내에 발표할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의 주요 내용으로 설정했다. 작년 포럼의 제안사항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을 올해 상반기 내에 발표하는데, 포럼위원들의 의견을 구하면서 앞으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세부정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정부위원장에는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민간위원장에는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민간위원장을 맡는다. 공정경쟁, 소비자보호,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분야 학계 전문가를 비롯해 플랫폼 생태계 현장에 있는 기업의 주요 인사 등이 작년에 이어 계속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운영위원회에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용노동부가 관계부처로서 참여하게 되며,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디지털 플랫폼 정책 관련 부처들도 향후 포럼 운영 중에 관련 정책논의 시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차기 거버넌스 개편을 두고 디지털(온라인) 플랫폼 관련 주도권 싸움이 될 수도 있는  공정위는 이번 포럼에 아직까지 참석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가 앞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공정위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고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소비자 보호책임을 강화하는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에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을 사실상 청부 입법해 의원을 통해 발의하도록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공정위와 방통위 법안을 지지해 위원회 충돌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다시 말해, 디지털(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두고 공정위와 방통위가 전면전을 펼친 것이다. 이때 과기정통부는 방통위를 우회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 대통령 선출 및 부처 개편을 앞두고 과기정통부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디지털 플랫폼 관련 포럼 및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을 발표한다는 것을 차기 거버넌스 개편을 유념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의 핵심인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의 경우 과기정통부는 디지털서비스기본법(가칭)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다. (관련기사/[단독]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윤곽...디지털서비스기본법으로 바뀐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업자(통신사)와 네이버·카카오 등의 부가통신사업자(콘텐츠 사업자 등)으로 구분하는데, 디지털서비스기본법은 디지털 전송 사업자(이동통신사)와 정보 사업자(콘텐츠 사업자)로 구별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콘텐츠 업체 역시 사업자로 관점을 바꿔 이동통신사와 수평적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는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국 신설 또는 현재 통신정책관(국)을 디지털 플랫폼국으로 바꾸는 방향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공정위나 방통위처럼 온라인(디지털) 플랫폼 관련 법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년부터  포럼 등을 통해 최소 규제 원칙을 주장하며 과기정통부 역시 관련(유관) 부처인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을 각각 추진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온라인 플랫폼 법과 유사한 내용을 디지털서비스 기본법에 담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복 규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대통령 선출 이후,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꾸려지면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 등을 통해 전면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디지털 플랫폼팀 관계자는 “작년에는 포럼이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포럼내 논의를 압축적으로 진행했다면, 금년에는 학술·교류·소통 측면에서 포럼 활동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을 둘러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고, 연구하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공개 세미나(격월), 학술 토론회(Symposium)를 개최해 디지털 플랫폼 핵심이슈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결과와 의견을 교환해 건전한 논의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의 미래 사회 · 경제에서의 역할 강화를 위해 연구가 필요한 분야를 발굴하고, 시급성 등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를 선별해 관련 전문가 및 전담 연구기관 등과 함께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참여자들이 교류하는 광장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 토론회, 스타트업 간담회 등을 추진한다”며 “차기 정부 개편 문제에 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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