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악재 상존하지만
날로 높아지는 수요에 현지화 전략 주효 상승세 유지할듯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공장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공장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신성장 사업인 전지박 실적 부진으로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전지박 사업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수율 안정화 지연,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전지박 사업은 안정화 시기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점차 높아지는 수요와 빠른 증설 투자 등으로 장기적 성장세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진입이 어려운 소재 특수성과  빠른 현지화 전략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달 초 발표한 공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812억원, 영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기록한 2910억원보다 3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303억원)은 93.3% 줄었다. 지난해 전망했던 실적을 크게 하회했다. 매출액은 목표액 3960억원보다 3.7% 낮아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이 목표했던 43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실적 하락은 전지박과 기존 주력 사업인 반도체·5G용 동박 실적 부진이 원인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공장이 있는 유럽에 전력난이 발생, 전력 비용이 올랐고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동박 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 비중 하락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력 사업인 동박은 출하량이 견조했지만 중국 중심의 투자 지연으로 범용 동박 비중이 높아지면서 평균거래가격(ASP)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컸다"고 진단했다.

전지박은 초기 공정 수율 문제가 지연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초기 공장 가동 시 안정적인 수율 정상화까지는 18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0년 말부터 본격적인 전지박 사업을 시작한 만큼 수율 안정화 시기가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수율 안정화를 위해 헝가리 공장으로 보내려던 기존 동박 법인 서킷 포일 룩셈부르크(CFL)의 인력마저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이 생긴 점도 영향을 줬다.

아쉬운 전지박 부문 실적 부진에도 솔루스첨단소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서 전지박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르면 2023년께 동박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지박은 배터리 음극활물질을 감싸는 구리막이다. 10마이크로미터(㎛)이하의 얇은 두께로 길게 만들면서도 표면이 균일해야 한다. 저품질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4~6㎛ 이하의 고품질 동박은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 국내 기업들이 쥐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아 향후에도 이들 3개 기업을 포함한 소수 업체의 과점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현지화 전략도 강점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 사업 후발주자로 경쟁사 대비 생산 능력이나 매출 규모가 작다. 그러나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 현지 공장을 먼저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 현지 고객사 유치나 향후 증설 및 수율 안정화 등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북미 시장도 먼저 진입한다. 북미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 기조와 2025년 7월 발효되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영향으로 현지 전기차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는 추세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북미 내 공장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확보한 캐나다 퀘백주 그헝비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그헝비 부지에는 과거 CFL 자회사의 동박 생산 공장이 남아 있어, 기존 건물을 증개축하면 설비투자 비용을 줄이고 인허가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빠른 북미 진출을 위해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2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어 오는 6월 별도 유상증자로 총 4000억원을 확보한 후 7월 착공한다. 1만7000톤으로 지어질 퀘백주 공장은 2024년 하반기에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헝가리 10만톤, 북미 1만7000톤을 포함한 11만7000톤의 전지박 생산능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전지박 실적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부진을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공장은 조기 수율 안정화가 더뎠으나 하반기쯤 본격적인 안정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반기 내 신규 및 추가 공급 계약 체결 계획도 잡혀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관건은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외부변수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 4분기 배터리 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전기차 생산 차질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탔다. 원자재 공급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도 다르지 않다.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가 되어야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길어질 수도 있다. 원자재 공급 가격 인상 우려, 유럽 내 에너지난 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상반기 실적 방어가 올해 전반적인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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