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으로 차세대·시스템반도체 집중 육성
중소·벤처기업 몰린 소부장·팹리스 수혜 기대
구체적 세부 방안 없어…백화점식 공약 그칠 수도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설계 반도체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설계 반도체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반도체산업 공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산업으로, 국가정책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유승민 후보가 발표한 반도체 공약을 본선에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민관 반도체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우선 50조원을 출연하고 민간기업이 출연하는 '50조 +α' 공약이다.

출연금은 시스템 반도체와 차세대 반도체 산업, 인력을 키우는데 사용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술과 인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에 목적을 둔 셈이다

윤 당선인은 차세대 반도체 산업 육성을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기존 메모리반도체는 초격차를는 유지하되, 다소 뒤처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적극 키울 계획이다. 특히 미래차, 인공지능(AI), 6G 이동통신,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전 등 신산업과 관련된 차세대 반도체를 집중 육성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중심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뚜렷한 선도기업이 없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협력 기업은 삼성전자에 의존 매출 확대 기회가 적은 편이다.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부문은 부족한 반도체 원천기술과 인력, 규제와 재원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공약에서 중소·중견기업 중심 지원 강화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협력 모델 발굴을 통해 이를 타개하겠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중견기업 성장 시 3년 유예기간을 확대 적용한다.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스케일업 맞춤형 금융지원과 연구개발(R&D)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중견기업은 세제 지원 강화와 지원 펀드 등을 설치해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에 반도체 분야 기업을 위한 R&D 및 시설 투자 세제공제 확대와 전력·공업 용수 등 인프라 신속 지원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를 통해 천문학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기업의 고충을 덜어주겠단 의도다.

반도체 업계 내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 확충에도 손을 댄다. 전세계 각국이 반도체를 핵심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 인력이 자연스럽게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 굴기가 두드러진 중국을 향한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문제 타개를 위해 대학 내 반도체·컴퓨터공학과 학생과 교수 정원을 확대하고, 석·박사급 반도체 전문인력도 확충한다. 여기에 반도체 비전공 학생 대상 전공 전환을 위한 반도체 교육을 실시할 계획도 세웠다.

최근 반도체 업계를 위협하는 원자재, 부품 공급망 문제는 경제 안보 차원으로 접근한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분산된 공급망 전체 상황을 종합적으로 재정비하고, 통상교섭본부의 공급망 운영 관련 무역 관리시스템을 마련한다. 또 기술·안보·통상을 포괄한 범부처 정책 조율 체계를 세우고 전략물자 개념을 글로벌 공급망에 적용해 대응하기로 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반도체 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이 밀집한 소재·부품·장비 분야와 시스템반도체(팹리스·파운드리) 분야에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실적인 공약 이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남기고 있다.

반도체 산업계 현안이 공약 안에 대거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언급한 적이 없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투자 비용이 동반되거나 법안 개정 등이 필수적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공약이 부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선거 유세 당시 발표한 지역별 특화된 산업단지 구축 공약은 막대한 재원이 필요함에도 공약을 위한 공약을 남발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을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키우겠다는 윤 당선인의 계획이 현실화 될지, 선거용 공약에 그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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