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파나소닉 이어 CATL도 진출 추진
테슬라 등 완성차에 LFP 배터리 현지 공급
경쟁력 고려하면 국내 3사 영향 크지 않을 듯

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위치한 CATL 본사 건물 [사진: CATL]
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위치한 CATL 본사 건물 [사진: CATL]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중·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우리나라 기업과 일본 파나소닉이 북미 진출을 진행하는 가운데 중국 CATL도 가세한다. 이에 따라 K배터리 텃밭이 예상되던 북미 시장은 아시아 삼국지 격전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CATL은 50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8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북미에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북미 공장은 2019년 독일 튀링겐주 공장 건설 이후 두번째 해외 공장이 된다.

CATL의 북미 시장 진출은 미국 내 완성차기업 판로 확보를 위해서다. 당초 CATL은 전기차 경쟁력을 위한 중국 정부 지원 아래 성장해왔다. 그러나 중국 내 경쟁사의 기술력이 높아져 완성차 기업들은 CATL 비중을 줄이고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관련 보조금 지급 정책을 올해까지만 유지한다. 정부를 등에 업고 성장한  CATL은 중국 시장에서 편안한 경쟁을 통한 혜택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됐다.

CATL은 최근 다임러, 폭스바겐그룹, 현대차 등으로 판로를 넓혔지만 여전히 내수 시장 비중이 높다. 장기적으로 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 테슬라,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자리잡고 있는 북미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북미 시장은 2025년 7월 발효될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간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으로  완성차 주요 소재 및 부품을 현지에서 75% 이상 조달해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CATL의 차기 공장 부지로는 멕시코가 유력하다. 미국과 캐나다도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지만 높은 인건비와 무역 분쟁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테슬라가 자사 주력 모델의 스탠다드(보급형) 차량에 LFP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자사 주력 모델의 스탠다드(보급형) 차량에 LFP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사진: 테슬라]

미국 진출 시 유력한 고객사는 테슬라가 꼽힌다. 테슬라는 원가 절감과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상하이에서 생산 중인 모델3와 모델Y 스탠다드 라인업에 CATL의 LFP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CATL은 미국 현지에서도 테슬라 스탠다드 라인업에 탑재될 LFP 배터리 공급이 유력하다.

CATL이 북미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K배터리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가 탑재될 전기차 라인업이 달라 직접 경쟁 가능성이 낮고, LFP 배터리 경쟁력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CATL은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 삼원계와 LFP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다만 NCM 기반 기술력이 국내 기업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LG·삼성·SK 3사가 차기 NCMA, NCA, NCM9 배터리 등 고성능 배터리 생산에 집중,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진 상태다. CATL은 프리미엄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 대신 중·저가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LFP 배터리는 미국 현지에서 강점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LFP 배터리는 구조적 안정성으로 화재 위험이 낮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 지역 간 이동거리가 멀지 않은 유럽과 중국에서는 짧은 주행거리가 치명적이지 않다. 그러나 미국은 업무지역과 주거지역 간, 도시간 거리가 멀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가 부각되기 쉽다.

CATL은 모듈없이 셀을 바로 배터리팩으로 만드는 셀투팩(CTP) 기반 배터리팩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려고 한다. CTP 기술은 배터리 과부하 등을 담당하던 모듈이 사라져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모듈이 차지한 공간을 배터리 셀로 채워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 등은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 공장을 2020년부터 짓고 있다. 최근 추가 단독 공장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건설도 공식 발표했다. SK온은 조지아주에 1공장과 2공장 가동 및 건설 중이다. 포드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통한 합작공장 건설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을 북미지역 내 지을 예정이다.

테슬라와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파나소닉도 북미 진출에 나섰다. 테슬라 텍사스주 공장 건설에 발맞춰 새로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는 토요타도 북미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어 관련 협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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