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의 대표 IT 공약 '디지털 플랫폼 정부'
부동산 청약·등기 한번에...모바일 주민등록증도 나온다
국민체감 선도 프로젝트 271개 과제 제안...4개 후보과제 도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 : 인수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 : 인수위]

한국 경제에 디지털 플랫폼이 다시 화두다. 차기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고 나섰고 금융과 방송, 제조, 바이오, 콘텐츠, 교통, 유통, 여가 등 전 산업에 걸쳐 플랫폼으로 인한 구조 개편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도 플랫폼발 변화가 거세다. 플랫폼 노동,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모두 산업의 플랫폼화 속에 등장한 새로운 키워드들이다.  

플랫폼의 경계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이후 IT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를 둘러싼 국내외 거물급 회사들 간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플랫폼 파워가 커지면서 플랫폼에 영향을 미치는 곳과 플랫폼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곳들 간 긴장과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교통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디지털투데이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다양한 산업들에 걸쳐 가속화되는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차기 윤석열 정부의 대표 IT 공약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다.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한 TF 조직을 운영 중인 가운데 ▲부동산 청약 통합 신청 ▲모바일 주민등록증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디지털 간소화 등 1차로 14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들 과제는 대체로 흩어진 데이터를 한 곳으로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핵심은 한마디로 '데이터'인 것이다.  

현재 디지털 플랫폼 정부 TF는 국민·기업으로부터 추가 제안을 계속 받고 있고 민간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들어 최종 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부 과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민·관이 합동해 구체화해서 실행할 계획이다. 

인수위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를 제시하고 정부부처 별로 소유한 데이터에 대한 표준화 작업에 돌입했다. 통일된 데이터 양식을 갖춰야 데이터에 기반한 협업과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TF는 데이터 공개 범위와 방식 등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고 있다. 

공공 데이터 활용 원칙은 ▲전면 공개 ▲전폭 공개 ▲정보 연계로 설정된 상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TF 운영 전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놓았다. ▲처방전 없는 병원 진료, 처방 체계 구축 ▲인감증명서, 전입세대열람내역 등 오프라인 출력만 가능한 공문서의 원사이트 발급 ▲마이데이터 활용 영역 확대 등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TF의 3대 기본방향은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정부 구현을 비전으로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인공지능·데이터 기반으로 정부의 일하는 방식 대전환,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1차로 선정된 14개 후보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체로 여러 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 곳으로 연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부동산 주제로 온라인 통합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부동산 청약 통합 신청 등이 선정됐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시 3개 기관과 9곳의 웹사이트에서 17종의 서류, 4차례의 온라인결제를 거쳐야 하는데 민간 앱에서 한 번에 하겠다는 것이다. 또 청약신청도 LH 마이홈, 부동산원 청약홈, SH 서울주거포털 등으로 분산된 것을 어느 한 곳에서 모으고 자신의 기준에 맞으면 알림을 받는 식이다.

이동통신 3사가 본인인증 앱으로 구현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이어 모바일 주민등록증도 후보과제에 포함됐다. 카카오톡과 같은 민간 앱에 로그인을 하면 CI 값 연동으로 정부24나 홈택스와 같은 공공 앱에 통합인증(SSO)을 통한 로그인 연동, 상권 분석을 위한 공간데이터 공개, 현재 PDF 형태로 제작되는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CSV 포맷으로 만들어 한 곳에서 통합 공개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다.

지도 서비스를 지하상가 등 실내로 확장하는 방안, 지도 서비스 내에서 KTX나 고속버스 예매까지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나왔다. 의료 분야에서는 종이 처방전 대신 모바일 전자 처방전 도입, 증빙서류 발급 제출 간소화 실손보험 신청, 의료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진료기록 조회 발급 등이 선정됐다. 이밖에 공무원 공기업 시험원서를 매번 작성하지 않거나 100인 미만 어린이집과 같은 소규모 급식소의 안전관리 인프라 마련 등이 후보과제로 논의됐다.

김기흥 인수위 부대변인은 1차 과제 선정 뒤 진행한 브리핑에서 “23개 부처와 기관들은 지금까지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정보화 사업의 현황·한계를 설명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상에 맞게 발전시킬 방안을 제시했다”며 “민간 위원들은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현재의 전자정부를 국민들의 달라진 요구에 맞도록 재설계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TF는 기획조정분과 주도 아래 과학기술교육분과, 정무사법행정분과가 협업한다. 행정안전부는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공무원이 파견됐고, 민간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을 포함했다.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회장 겸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 TF팀장이다. 원래 TF는 10여명 내외로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고 팀장을 비롯해 총 23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시적 조직인 인수위 특성상 23명 규모로 TF를 운영한다는 것은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대통령이 진두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실질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 집무와 정부부처 행정 체계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으로, 대통령이 직접 부처 협업을 지시하고 과정, 성과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인 플랫폼 개발 방안과 청와대 전자문서시스템의 병행 운용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청년 스타트업 등 기업들과 협업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운영할 독자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민관 협업 개발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고 팀장은 지난 7일 이영 국민의힘 의원(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과 한국경영과학회, 한국빅데이터학회 등 공동 주최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정부 혁신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구체적인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이나 실행계획에 대해선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TF 역할은 강력한 추진 체계를 성립하는 것까지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디지털 공약 수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오종훈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도 토론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통해) 국민의 행정에 대한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정부를 구현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상 디지털 트윈 정부에 모든 부처의 정보가 모이는 데이터 레이크(호수)와 AI 플랫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공공 앱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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