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입 기업 원가 상승으로 수익 나빠져
CDMO·기술 수출기업 등은 환차손 수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환율 상승, 원재료비 증가 여파에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통상 제약사는 약을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원료의약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고환율일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반면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고환율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위 10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올 2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등 진단키트 업체들의 영업익 하락 폭이 커진 영향이다. 이들 기업이 해외에서 주로 구매하는 유전체 분석(NGS) 장비가 환율 상승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진단키트 기업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과 영업익이 급성장했지만,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실적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거나, 국내에 판매하는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은 환율과 유가가 오르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는다. 이에 증권가는 2분기 유한양행, 종근당, 동아에스티와 같은 전통 제약사들 영업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간판 의약품이 있는 일부 제약사들은 조금이나마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일반의약품은 제약사가 공급가를 정할 수 있고, 약국이 자율적으로 소매가를 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양약품은 자양강장제 ‘원비디’ 공급가를 12% 올렸다. 또 소화제 ‘노루모’와 ‘크리맥’ 공급가도 15% 인상했다. GC녹십자는 파스 제품 ‘제놀쿨’ 가격을 올 7~8월 중 10% 올리겠다고 의약품 유통업체에 전달했으며, 광동제약도 이달 중 자양강장제 ‘쌍화탕’ 가격을 15% 올릴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간판 비타민 제품 ‘아로나민’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아로나민씨플러스’ 공급가를 올해 3분기 10% 인상하기로 했다. 아로나민씨플러스 가격 인상은 10년 만이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아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

셀트리온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1752억원으로 같은기간 7.4%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실적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62%에 달한다. 진단키트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미국에서 바로 완제품을 조립,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어 원가 축소까지 예상된다.

한미약품 역시 고환율 수혜를 보는 기업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165억원, 영업이익 296억원, 당기순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86.4%, 당기순이익은 179.1% 증가했다.

중국에 북경한미약품이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중국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인데다 위안화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2분기 영업익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등 개량·복합신약들이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고, 작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호실적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도 강달러 시기에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CDMO 기업들의 원부자재 비용은 고객사가 처리해주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고객사가 달러로 결제하면 강달러 시기에는 오히려 이득이다.

실제 삼성바이로직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 1325원까지 오를 경우 순이익이 640억 원가량 증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장 정기보수로 인해 가동률이 소폭 하락하면서 2분기 영업익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수출 기업들도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대표적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미국 콤패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된 이중항체 항암제 ‘ABL001′과 관련, 단계별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기술료 600만달러를 수령한다고 밝혔다. 2018년 11월 기술수출 계약 당시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약 16억원에 달하는 환차익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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