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개선기간 종료…10월12일 이전 최종 결정
파이프라인 확대하고 인력 충원·경영 감시위원회 등 설치
김재경 신임 대표 선임해 거래소 요구사항 충족 힘써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 [사진: 연합뉴스]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신라젠의 운명이 곧 결정된다.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개선기간이 이달 18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지난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주식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6개월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신라젠은 개선기간이 종료되면 5영업일 이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20영업일 안에 시장위원회가 거래재개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이에 따라 신라젠 최종 상장폐지 유무는 이르면 다음달 15일경, 늦어도 10월 12일까지 결정된다.

거래소가 개선기간을 주면서 요구했던 건 연구개발(R&D) 분야와 비 R&D 분야, 크게 두 영역이다. R&D 영역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대와 관련 인력 확충, 임상을 책임질 임원 채용 그리고 비 R&D 영역은 각종 경영 감시위원회 설치가 골자다.

이 가운데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은 코스닥시장위가 가장 중요하게 요구했던 부분이다. 항암신약 ‘펙사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는 취지다.

현재 신라젠은 전 임상 진입 기준, 펙사벡과 신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을 파이프라인으로 가지고 있다. 과거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JX-907’도 후보군으로 내세웠지만, 임상 디자인을 새롭게 짜고 있어 배제됐다.

신라젠 파이프라인. [자료: 신라젠]
신라젠 파이프라인. [자료: 신라젠]

신라젠은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실사를 모두 마쳤으며 마지막 협상 단계만 남았다. 신규 파이프라인은 대사 질환 및 안과 질환 분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임상을 총괄할 인재(CMO) 채용이 이뤄졌다. 해당 임원은 한국릴리에서 항암제 ‘사이람자’ 국내 도입에 참여했고, 한국애브비를 거쳐 신라젠 임상센터 총괄로 합류했다.

또 R&D 연구소 인력을 늘렸으며 임상시험을 운영할 수 있는 의학박사 인력도 충원해 현장에 투입했다. 다만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던 2019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비 R&D 영역 요구사항은 모두 완료된 상태다. 거래소 요구사항은 ▲기술위원회 설치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제3기관을 통한 사외이사 확충 등이다. 지난 3월말 주주총회에서 투명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 설치가 이뤄졌고, 투명경영위는 홍완기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사외이사), 검사 출신 변호사인 서재식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 [사진: 신라젠]
김재경 신라젠 대표. [사진: 신라젠]

신라젠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 등 경영진 전면 개편에 나섰다. 지난 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재경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재직했으며, 유전자·분자진단검사 업체 랩지노믹스 창립 멤버로,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지난해 10월 신라젠 대표로 선임된 장동택 대표는 취임 약 10개월 만에 신라젠을 떠나게 됐다. 장 대표는 모기업 엠투엔 관계사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근감사로 이영우 전 국민연금공단 감사를 선임했다. 신규 사이외사와 상근감사는 상장사협의회 및 코스닥시장위로부터 추천받은 외부인사다.

신라젠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출신 인사들로 사내이사를 구성하고,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외부 사외이사로 경영진을 재편했다”며 “연구개발 기업으로서 거래 재개 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 고려한 경영진 개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좋다”며 “거래재개를 위해 거래소에서 내준 숙제뿐 아니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2020년 5월 4일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같은 해 6월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올린 후 종합 심사를 진행해왔다.

신라젠은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한순간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문은상 전 대표와 전직 임원들은 당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하고, 미공개 정보를 알고 보유 주식을 미리 매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7만4186명이고, 주식 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에 달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