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후배로부터 밤 늦게 문자가 왔다. 대기업의 경영진으로 면접을 봤는데 질문이 예상 못한 것이라 나에게 자문을 구한다는 것이다. 사후에라도 공부하는 자세를 칭찬해주었다. 경영진으로서 직원들의 상시적 이탈이나 특히 신입직원들의 조기 이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로 문화를 바꾸어 보겠다는 식의 답변은 정답과는 거리가 멀다. 면접을 보는 것은 새로운 사람이 신선한 충격을 가져와서 조직에 활력을 넣어보자는 의도가 있는 것인데, 공자왈 맹자왈을 거론한다면 전혀 새롭다고 느끼지 못 할 것이다. 게다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덧붙이지 못한다면 면접에서 끌려가게 마련이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
김동철 공학박사.

나는 '빅데이터 삐딱하게 보기'(2015)에서 인사부 중역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실제로 인사부에서 주로 하는 일들과 수반되는 데이터에 관한 사례들을 분석의 관점에서 이야기 한 바 있다. 신입직원을 몇 명을 뽑을 것인가?합격된 신입 직원은 1년이내에 몇 명이 남아 있을 것인가? 직원들이 오래 다니려면 인사부관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등등의 난제들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면접관으로서 인사부 중역은 회사의 경영진을 뽑을 때 본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면접을 앞둔 사람이라면 이러한 내용은 예상질문으로 공부를 했어야 하거나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한창 빅데이터의 주가가 치솟고 있던 2015년쯤 국내 L그룹에서 교육 요청을 받았다. 계열사 인사부 책임자 교육을 해달라는 것이다. 문과적인 소양이 강한 인사부 관리자들에게 빅데이터를 가르치려면 어찌해야 할지의 화두를 가지고 고민했었다. 그래서 하나의 이슈를 도출하고 빅데이터적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서두에 기술한 신입사원의 조기 퇴직률을 줄이는 빅데이터적인 방법이었다. 이미 수십년간 신입직원을 뽑는 방법을 달리 했지만 결과적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이 문제는 인사부 중역의 노이로제로 남아있었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으면 언젠간 벗게 된다. 잘못된 전략은 전쟁에서 대가를 치루게 된다. 어느 기업이나 유능한 인재를 뽑아서 조직이 성장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산업계에서 중간정도의 위치를 차지하는 기업의 인사부가 우리회사가 최고라는 착시효과로 우수한 인재만을 고집한다면, 최고의 대우를 해주지 않는 한 얼마 못 가서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러한 젊은이들을 탓해봐야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 획일화된 성적과 짧은 시간의 면접으로 수십년간 함께 일할 최적의 인재를 찾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며,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의 사례가 되고 만다. 답은 이미 가지고 있다. 현재의 직장에서 우수한 실적으로 장기근속한 사람과 닮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다. 장기근속 모델링이라는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고, 아울러 최고로 적합한 부서도 인공지능적으로 추천이 가능하겠다. 물론 몇 년 다니고 그만둘지에 대한 예측도 가능해서 불편한 정보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빅데이터적인 신입직원의 선발 방식은 장기근속과 우량직원 선발을 위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82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 회사 존 크리돈 사장은 긍정 심리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마틴 셀리그만 박사에게 직원 관리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당시는 빅데이터는 고사하고 컴퓨터의 초기 시절이라 신기술보다는 기존의 학문적 발견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했을 것이다.

생명보험 상품을 파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이다.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거절을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상황은 좌절로 이어져서 입사 후 1년이내에 50%의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이다. 4년이 지나면 퇴직률이 80%에 이른다고 하니 이에 따른 비용의 낭비는 경영의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셀리그만도 처음에는 그러한 문제를 심리학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비행기의 옆좌석에 앉은 사람이 끈질기게 말동무를 청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셀리그만은 낙관성이 보험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험을 해보기로 한다. 셀리그만은 낙관성 척도를 제작하여 우선 경력사원들에게 실시했다.

그 결과 실적이 좋은 사람들은 실적이 나쁜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더 낙관적이었다. 낙관성이 상위 10%인 직원은 하위 10%인 직원에 비해 88%나 실적이 좋았고, 상위 25%인 직원은 하위 25%인 직원에 비해 사직 비율이 3배나 낮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낙관성 척도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관찰한 결과, 낙관성이 높은 직원은 낮은 직원에 비해 1년차에 57%, 2년차에 638%에 이르는 월등한 계약고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성공한 경력사원들의 특징인 낙관성이 회사에서 우수한 실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신입사원을 발굴하는데 적용된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문제가 과거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지만 요즘 회사에서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보험회사 영업사원은 낙관성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산업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반대적인 개념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부서의 직원들은 낙관성이 낮은 것이 일을 잘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빅데이터의 접근은 모든 가능한 상관관계의 가능성을 이용하여 모델링을 시도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나중에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여러 사례가 이야기해주듯이 1년정도의 교육으로 사람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직원과 회사가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결혼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다. 시작부터 서로를 잘 아는 방법은 최대한의 자료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며, 후에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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