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닷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닷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음성 AI 비서의 대명사로 불리는 '알렉사'를 둘러싸고 아마존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들을 보면 아마존 내부에서 알렉사는 애매모호한 존재가 된 것을 넘어 심하게 표현하면 애물단지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아마존이 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내놨을 당시만 해도 미래의 컴퓨터라는 찬사들이 쏟아졌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분위기를 띄웠고 외부 하드웨어 업체들과도 협력하며 알렉사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슈퍼볼 광고에까지 알렉사를 투입했다. 

대단히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이었음을 감안하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지난 알렉사는 아직까지 아마존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수익 측면에서 알렉사와 관련 하드웨어는 여전히 큰 적자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알렉사, 아마존 에코 스피커, 프라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포진된 아마존 월드 와이드 디지털(Worldwide Digital) 부서는 30억달러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한 관계자를 인용해 "월드와이드 디지털 부문에서 가장 큰 손실은 알렉사와 관련 하드웨어들과 관련돼 있다"면서 "손실 규모는 아마존 모든 부서들 중에서 가장 크다. 새로 시작한 오프라인 매장과 그로셔리(grocery, 식료품) 비즈니스 두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하드웨어 사업에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아마존 알렉사와 하드웨어 팀은 아마존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원의 주요 대상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다른 미디어 보도들 및 내부 이메일을 인용해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알렉사 사업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마존 하드웨어팀 전현직 직원 10여명을 인터뷰했는데, 이들은 알렉사 사업 부문에 대해 위기라고 바라봤다.

기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신, 나중에 추가 구매로 수익을 만회하려는 아마존 특유 비즈니스 모델이 알렉사에서는 먹혀 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한 기기들에 대해 기존 하드웨어 회사들과 달리 보다 많은 제품을 팔기 보다는 쇼핑 사용자들이 알렉사 기기들을 통해 보다 많이 구매를 하도록 하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제품을 많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초반 스타트는 순조로웠다. 아마존은 알렉사와 관련 기기들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1세대 아마존 에코 기기는 처음 2년 간 500만대 이상 팔렸다.

2016년 알렉사는 아마존 슈퍼볼 광고에도 나왔고 2년 후 아마존 알렉사 팀은 거의 두배로 커져, 1만명 이상에 달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아마존 창업자도 제프 베조스도 알렉사에 많은 애정을 쏟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수익 측면에서 알렉사와 관련 하드웨어 부분은 돈먹는 하마였다. 뉴욕타임스는 2018년 아마존 알렉사와 알렉사 하드웨어 사업이 5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알렉사를 둘러싼 적신호는 2~3년전부터 아마존 내부에서 공유됐다. 데이비드 림프 알렉사 총괄 부사장은 2019년 직원들과 미팅에서 "알렉사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사용자 관여와 보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해 아마존은 알렉사 팀에 대한 채용도 사실상 동결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명의 전직 아마존 직원들을 인용해 전했다. 2020년 들어 알렉사에 대한 제프 베조스의 관심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사 하드웨어를 통해 수익을 올려 보려는 다른 시도들도 먹혀들지 않았다. 아마존 에코 기기를 내놓은 이후 아마존은 스킬 앱(Skills app)도 공개했다. 택시 호출이나 피자 주문을 음성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였다. 우버, 디즈니, 도니노스피자 등이 스킬 앱을 활용했지만 사용자들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알렉사 스킬에 대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시도 역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알렉사 라이브 개발자 컨퍼런스 신청도 최근 몇 년간 계속 줄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행사에 정통한 한 직원을 인용해 전했다.

음성 AI 비서 시장 점유율에서도 아마존은 구글과 애플에 밀리는 상황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8150만명을 확보했고 애플 시리가 7760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알렉사는 7150만명으로 3위에 랭크됐다.

이같은 상황 속에 아마존 하드웨어 사업을 둘러싼 불활실성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마존 하드웨어팀은 무선 헤드셋 업데이트 버전과 새로운 증강현실 기기 개발을 계획했지만 비용 절감 행보 속에 이들 프로젝트 중 얼마나 생존할지는 확실치 않다. 아마존은 오랫동안 저렴한 하드웨어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해왔지만 지금은 1000달러 가정용 로봇인 아스토로(Astro)에 보다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알렉사에 대해 아마존의 림프 부사장은 "예전처럼 여전히 열성적이며, 앞으로도 계속 투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흘러 나오는 얘기를 보면 알렉사를 중심으로한 아마존 하드웨어 전략은 시행착오 속에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나 구글과는 다른 DNA를 가진 아마존하드웨어 전략의 행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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